이제 아이들이 나들이에 쉬이 따라 나서질 않는 시기가 시작되었다.자주 가는 뻔한 수목원도, 아빠가 심혈을 기울여 마련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구경도 시들한가 보다.엄마, 아빠 말고 친구들이랑 더 놀고 싶은 건지도 모르지.하지만 우리는 함께 좋은 추억을 더 쌓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그렇담 아빠 취향 말고 아이들 취향에 좀 맞춰보면 어떨까 싶어 보게 된 책이 <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그런데 책을 내밀자 학습 의 내음이 물씬 풍겼던지 영 관심없어 하는 눈치다.목차를 보니 교과서에 등장하는 곳이 많다. 그래서 그런가?하지만 찬찬히 읽어보니 재미가 쏠쏠한데...!어린 독자를 감안한 문투에 (중딩은 이다 체가 좋다고 했지만)역사 비화, 플러스 팁 등의 해설이 재미있다.특히 내 눈길이 머문 곳은 "춘천 김유정 문학촌","강릉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과 임꺽정이 무술을 닦고 은신했던 곳이라는 절경의 "강원도 철원 고석정"등이다.<봄.봄>, <동백꽃>으로 유명한 김유정에게 이런 슬픈 비화가 있었다니.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던 김유정은 7살 때 어머니를, 9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형, 누나들, 삼촌 등의 집에서 자라났고,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했던 김유정은 당대 명창이었던 박녹주의공연을 처음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학교도 결석해가며 2년 동안 열렬히 구애를 했으나 외면당한 김유정. 학교에서도 결석일이 너무많아 제적을 당하고 말았단다.그렇게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고향 마을로 내려가 농촌 계몽활동을 벌이기도 하고, 1933년에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 가난한 고향 사람들을 소재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1935년, <소낙비>가 신춘문예에 1등으로 당선 되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으나 1937년 29세 밖에 안 된 나이에 폐결핵 등의 지병으로 쓰러지고 만다.짧은 생애 만큼 작품 활동의 기간도 짧았지만 이렇게 오랜동안 회자되는 것이 놀라워서 학창시절엔 찾아 보지도 않던 <봄.봄>과 <동백꽃>의 전문을 찾아 읽었다.신기하게도 <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를 읽다보면 여행지에 얽혀 소개된 책을 찾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그도 그럴 것이 저자의 약력을 보니중앙일보와 경향신문 출판국, 웅진 씽크빅 등에서 기자및 편집장을 지냈다고 한다.그러니 필력은 기본이겠고, 이렇게 솔깃하게 하는 이야깃 거리가 굴비 꿰 듯, 감자 캐 듯 줄줄이 딸려나오는 건가.자주 먹던 초당 두부의 유래가 허균, 허난설헌의 아버지 허엽의 호에서 따 왔다는 얘기도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었고,의적 임꺽정 얘기를 담은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도 찾아보고 싶어졌다.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읽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아니 재밌는 이 책을아이들도 언젠가 펼쳐드는 날이 오길 바란다."김유정이 짝사랑을 했대는데~""초당 두부가 왜 초당 두부인 줄 알아~?" 하며 막 미끼를 던져 볼까나...
선사시대 유적지부터 현대 역사의 현장까지, 아이와의 여행을 풍성하게아이를 데리고 어딜 가면 좋을까? 놀이공원을 가는 것도 한두 번, 아이가 초등학교쯤 들어가면 이왕이면 공부가 되는 곳을 찾아가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아이가 여행하면서 놀고, 그러면서 은근히 공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 를 쓴 저자는 부모들의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저자 역시 엄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이를 앞세우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엄마다. 풍경 좋은 곳을 찾아가기도 하고, 유적지를 찾아가기도 한다. 제주올레길도 걷고, 김유정문학촌을 찾아가는가 하면, 소리의 세계에 흠뻑 빠지는 참소리축음기박물관도 찾아간다. 아이 이재영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엄마를 따라 여러 곳을 돌아다녔고, 이 책의 사진을 함께 찍었다. 이 책에 소개된 곳은 총 60곳이다. 그러나 함께 갈 만한 곳, 주변에 갈 만한 곳들을 소개한 곳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닌 흔적이 역력하다. 한 신문에 [교과서 여행]이란 칼럼으로 2년여 간 연재를 했는데, 이 책을 내기 위해 거기에 더 아이를 데리고 갈 만한 곳을 추가했다. 저자는 더 많은 곳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의로 장소를 선정하고, 한 권의 책에 다 소개하지 못함을 매우 안타까워한다. 따라서 이 책에 소개된 60곳은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장을 찾아가며, 이왕이면 한번쯤 아이와 함께 꼭 가보면 좋은 곳이라고 여긴 곳들이다.
1부 아이와 여행하다
1. 제주 제주올레 : 놀면서 쉬면서 걷는 길, 우리나라 걷는 길의 대명사
2. 강릉 대관령 옛길 : 대굴대굴 구르며 지나는 대굴령, 신사임당이 울고 넘던 고개
3. 안동 하회마을 : 다양한 유산 간직한 문화재 마을
4. 순천 낙안읍성 : 마을 전체가 살아있는 민속촌
5. 전주 한옥마을 : 일본인에게 집터를 빼앗기고 항일 정신으로 지은 한옥마을
6.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 한옥마을의 설날은 언제나 시끌벅적
7. 성남 모란장 : 훈훈한 인심 나누는 전통 오일장
8.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 화산폭발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절벽
9.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 : 거울처럼 맑은 호수 경포호, 2000년 전엔 밭이었다
10. 부여 궁남지 : 백제의 단아한 멋 품은 우리나라 최초 인공연못
11. 포천 국립수목원 : 수백 년 보존된 보물숲, 백두산 호랑이도 볼 수 있는 곳
12. 순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꼽힌 갈대밭과 갯벌
13. 서울 월드컵하늘공원 : 15년간 쌓인 98m 쓰레기 산, 지금은 활짝 핀 꽃섬
14. 서울 선유도공원 : 정수장 시설의 변신, 도심 속 신선 놀이터
15. 용인 한택식물원 : 멸종 위기 식물 등 9000여 종 보유, 어린왕자 바오밥나무 만나다
16. 경기 광주 곤지암 화담숲 : 국내 최대 규모의 신비로운 이끼원이 있는 곤지암 화담숲
17. 안동 하회마을 옥연정사 : 임진왜란의 숨은 영웅 류성룡이 징비록을 쓴 곳
18. 강릉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 ≪홍길동≫을 쓴 허균과 조선 최고 여류시인 허난설헌을 만나다
19. 춘천 김유정문학촌 : 소설 〈동백꽃〉 〈봄·봄〉을 만나다
20. 봉평 이효석 문학관 : 눈부시게 피어나는 가을 메밀꽃밭, 문학의 숨결 느끼다
2부 아이와 놀다
1. 강화 강화고인돌과 강화역사박물관 : 선사시대의 무덤 고인돌을 대표하는 강화고인돌
2. 서울 암사동유적 : 땅에 구멍이 있는 이유는 음식 저장했던 흔적
3. 서울 몽촌토성 : 서울에 수도 세웠던 백제의 흔적
4. 용인 처인성 : 둘레 400m 남짓의 작은 성, 흔적만 남았지만 몽골군 무찌른 전쟁터
5. 공주 공산성: 금강 따라 꽃피운 백제의 역사 담고 있는 산성
6. 고양 행주산성 : 부녀자들 치마폭에 돌담아 날라 왜군 무찌른 행주대첩
7. 경기 광주 남한산성 : 해발 500m에 쌓아올린 성, 병자호란의 슬픈 역사 간직하고 있어
8. 익산 왕궁리유적 : 지금은 5층 석탑만 남았지만 1400점 넘는 유물 발견된 백제 왕궁 터
9. 경주 문무대왕릉 : 삼국을 통일한 왕,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 싶어 바다에 잠들다
10. 제주 제주목 관아 · 관덕정 : 조선시대 제주 행정의 중심지, 유배돼 가장 먼저 오는 곳
11. 서울 사육신 역사공원 : 단 하나의 왕을 모시려 했던 충신들
12. 아산 현충사 : 어린 이순신이 말 타고 놀던 곳
13. 안성 칠장사 : 조선3대 도둑 임꺽정, 이곳에서 의적으로 태어나다
14. 진주 촉석루 의암 : 불보다 뜨거웠던 논개의 충성심
15. 제주 하멜선상기념관 : 조선을 서양에 알린 하멜, 네덜란드 무역상이었다
16. 남양주 다산 정약용 생가 : 조선의 건축역사를 바꾼 거중기 발명
17. 제주 추사 유배지 : 붓 1000자루 닳도록 쓴 추사의 얼, 유배지에 서려 있다
18. 인천 차이나타운 : 개항 직후 모여든 화교들이 만든 짜장면의 고향
19. 용인 백남준 아트센터 : 미래를 꿈꾼 예술가의 실험정신을 만나다
20. 이천 세라피아 : 풍경 2007개 딸랑딸랑 소리나무 지나 도자기 보러 가다
아이와 공부하다
1. 익산 미륵사지 : 1300여 년간 깎이고 무뎌졌지만 초기 모습 볼 수 있다
2.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 600년 흘러도 튼튼한 이유는 불룩한 배 덕분
3. 고양 최영 장군 묘소 : 평생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 성품처럼 소박한 무덤
4. 용인 정몽주 묘소 : 정몽주 충절 되새기며 해마다 5월이면 문화재 열려
5. 서울 경복궁 : 궁궐 몸값 1위, 임진왜란, 일제강점기를 함께하다
6.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이야기 전시관 : 동상 뒤에 숨어 있는 세종이야기
7. 수원 융건릉 : 소나무 숲 사이, 아버지 향한 정조의 효심 엿볼 수 있다
8. 전주 전동성당 : 천주교 최초 순교자 윤지충, 그가 숨진 곳에 성당 세우다
9. 여주 명성황후 생가 : 명성황후가 왕비가 되기 전까지 살던 집
10. 화성 제암리3.1운동기념관 : 무참히 희생된 흔적, 교회 곳곳에 남아 있다
11. 서울 효창공원 삼의사묘 : 광복 위해 목숨 바친 윤봉길, 이봉창 의사들 잠들다
12. 서울 백범 김구기념관 : 독립 외치던 김구 선생 일대기가 한눈에, 백범일지도 볼 수 있다
13.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 전쟁포로 17만 명, 수용소 안에서도 이념 대립14.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 통일 염원 담긴 곳, 가깝지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고향 땅
15.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 : 독재 부정선거에 항거한 민주투사들이 잠든 곳
16. 서울 대법원 : 사회와 법을 쉽고 실감나게 배울 수 있다
17. 포항 국립등대박물관 : 등대 역사, 등대 지키는 사람의 생활상까지 한눈에 보다
18.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 일제가 만든 항구도시, 지금도 군산 구도심은 근대 세트장
19.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 : 46억 살 지구의 변천사를 한눈에 보다
20. 태백 석탄박물관 : 석탄이 연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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