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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건드리니까

 장철문 동시집 < 자꾸 건드리니까>   글과 그림이 어울어져 있는 동시집은 아이들도 이런 책들을 만나보기 어렵기에   꼭 함께읽으면 좋은 책이에요   저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 모두 시낭독을 해보기도 했으니깐요^^   처음 시작은 쑥스러웠지만 그냥 돌아가면서 한 편씩의 시를 좋아하는 걸 골라서 읽는 재미를 주는 책이었답니다 한묶음부터 다섯묶음이라고 표현한 시집이 참 예쁘게 느껴지는 책   그리고 시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이야기를 그린 동시집이라서 그런지   아이들 정서에도 너무 너무 좋은 동시집이었답니다!! 엄마가 제일 공감되는 시는 바로 이 시였어요   엄마 휴대폰으로 아빠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엄마 발신함의 문자를 읽어보는 아이에게   엄마는 왜 남의 문자를 보냐고 화를 냈죠   저 역시 그런 적이 있거든요   왜 엄마는 자기의 일기도 보고 문자도 다 보면서 자기는 왜 못보게 하냐고 속상했다는 아이의 마음이 담긴 시   엄마는 아이의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마음을 엿보게 돼요 그리고 엄마의 행동을 되새겨 보게 돼네요~  백호군이 고른 시는 바로 똥 이야기   아이들은 여전히 똥 이야기를 너무 너무 좋아하니깐요   게다가 똥을 깔고 주저 앉았다는 소리에 어찌나 재미있어하던지요~   반딧불에게 괜히 화를 내는 아이의 모습이 웃겨서 엄마는 웃으면서 읽은 동시   근데 이 동시를 읽고 있노라니, 멀리 시골에 놀러와 주변에 까맣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환하게 하늘이 수없이 별들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던 시에요   아이들에게는 이런 추억이 없고 단지 똥 얘기에 재밌다고 웃지만   엄마에게는 예전 외할머니댁에 어렸을 때 놀러가서는   시골 화장실이 무섭다며 신문지 깔고 멀리서 엄마보고 지켜보라고 하고 밤하늘을 보던 그 때가 생각나는 시였거든요~ 나무가 얼마나 크길래 안아주지 못했을까?   아이들은 저마다 예전에 수원화성에 놀러갔을 때 봤던 큰 느티나무를 얘기해요   크고 굵어서 한사람이 안으면 안아줄 수 없어서 여럿이 나란히 나란히 손을 마주 잡고 안아야한다고 말이죠   동시를 읽다보면 자기의 옛 경험이나 추억을 떠올리게 해요   책도 그런 매력이 있지만, 동화보다 더욱 그렇게 느끼게 되는 건 바로 동시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온가족이 좋아하는 시를 선정하고 함께 읽어볼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답니다!!  

자연과 사람, 내 몸과 마음에 귀 기울이게 하고평범한 일상에서 자기만의 감각을 찾도록 하는 동시집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으레 가만있으라고 말한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인 양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가만있기’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아이들은 곧게 뻗은 길도 곧장 오는 법이 없다. 길 한가운데서 딴생각에 빠지고, 두리번거리고, 어딘가에 눈길을 빼앗긴다. 도대체 그 눈과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동시집 자꾸 건드리니까 는 어린이들, 어린이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상큼하고 당찬 대답이다. 자꾸 건드리니까 속 화자에게 세상은 수많은 존재들로, 그 목소리로, 그들이 건네는 이야기로 가득 찬 곳이다. 온 세상이 자꾸만 말 걸어오니까, 도무지 가만있을 수 있나! ‘근래 한국시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더 상회한다’는 평과 함께 2016년 백석문학상을 받은 장철문 시인은 첫 번째 동시집 자꾸 건드리니까 에서 우리가 마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의 경계를 확장했다. 어린이의 눈 속, 마음속에 비친 놀랍도록 생생한 일상을 담은 자꾸 건드리니까 는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에게 동시만이 가진 건강함과 동시 읽는 즐거움을 선물할 책이다.

한 묶음
저녁 느낌
윤아 얼굴을 그린다
토요일
우리 엄마 좀 말려 주세요
매화 보러 갔다
언니들
내 동생
쫌 그래
엄마도 남이다

두 묶음
바람아, 가만 좀 있어 봐!
강가에서
개구리 학교
끌어당겨
사뿐!
떡눈
들판에서 똥 누기
무당개구리
후두둑, 뚝!

세 묶음
봄이잖아, 봄이니까
주말농장
꽃사과네 집안
재동이
눈 오는 날
사촌 동생
해바라기 인사
저녁이 온다

네 묶음
멧비둘기에게
아빠가 보는 달
건망증은 무서워
이후
잘생긴 거짓말 하나
호랑이가 웃을 때
진짤까?
박계강

다섯 묶음
동백꽃 소동
교신 중이다
봄이 올 때는
말매미가 풍선을 분다

전봇대는 혼자다
낼모레 추석
나무 안으러 갔다

해설| 시랑 놀기 딱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