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가난한 사랑노래


가난한 시대의 가난한 사랑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법 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한 젊은이의 삶을 노래하는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는 다양한 감각들이 펼쳐지는 이미지의 향연장을 방불케 한다. 시를 쓴 것이므로 이미지가 많이 사용되는 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시(어)는 일상 언어와 달리 이미지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모더니즘 시에서 이미지가 사용되는 방식과는 분명 다른 점을 우리는 이 시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모더니즘 시에 나타난 이미지가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 유희에 가깝다면, 신경림의 이 시에 표현된 이미지는 ‘가난’이라는 시적 내용을 구체화하는 ‘형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돌려 말하면 시인은 가난을 직설적으로 노래하지 않는다. 가난이라는 현상-내용에 함몰되어 시의 구체성을 희생시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가난한 사랑 노래」에서 신경림은 외로움을 알고, 불안함을 알고, 그리움을 알고, 사랑을 아는 젊은이의 비애를 묘사한다. 이런 감정들이 왜 한 젊은이를 깊은 슬픔에 빠뜨리는가? 가난하기 때문이다.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어떻게 외롭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달빛이 골목길에 쏟아지는 순간 이 젊은이는 외로움이 온몸을 휘감는 고통에 빠져든다. 그렇다. 그것은 고통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사람이 내보이는 ‘당연한’ 감성이다. 시인은 한 젊은이의 이런 감성을 새파랗게 쏟아지는 달빛의 감각으로 표현한다. 감성이 감각을 통해 구현되었다고 봐도 좋고 감각 자체가 감성이 되는 시의 세계가 실현되었다고 봐도 좋겠다. 달빛이 외로움과 이어져 있다면 한밤에 들려오는 온갖 소리들은 잠 못 든 젊은이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새벽 두 시에도 잠들지 못하는 이 젊은이의 귀에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가 들려오고,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런 소리들 자체가 두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소리들은 소리들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시인은, 혹은 이 젊은이는 이 소리들에서 두려움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든 젊은이의 마음이 두려움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두려움의 밑자리에 가난이라는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이는 가난 때문에 외로워해야 하고, 가난 때문에 두려워해야 한다. 이러한 가난에 대한 두려움은 “집 뒤 감나무에 하나 남았을” 까치밥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진다. “어머님 보고 싶소”를 젊은이는 수없이 뇌어보지만 그것은 단지 그리움이라는 감정만을 증폭시킬 뿐이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외로움도 깊어지고 두려움도 깊어진다. 그리움의 이면에는 외로움이 있고 두려움이 있다. 기억에 남아 있는 “새빨간 감 바람 소리”의 감각은 고향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만, 그리움이 구체적인 만큼 그에 대한 상실감도 또한 깊어지는 상황에 젊은이는 처할 수밖에 없다. 고향만 그리운 게 아니다.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이 그립고, “사랑한다고 사랑하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이 그립다. 시각이나 청각과는 다르게 촉각은 젊은이의 몸을 한없이 들뜨게 한다. 온갖 소리에 치여 잠 못 드는 한밤에 젊은이는 외로워하고, 두려워하고,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는 마음에 빠져들어 괴롭기만 하다. 이 젊은이의 상황은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 젊은이의 입을 빌려 시인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라고 한탄하고 있다.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라는 설의법이 반복되고 있는 이 시에서 시인은 가난이 한 젊은이의 마음에 새기는 생의 비애를 세심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시인이 젊은이의 가난한 삶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젊은이의 생에 드리워진 가난의 비애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대학을 나와도 가난하다. 가난하니 결혼도 미루고, 좁은 원룸에서 외롭게 살아간다. 가난 ‘때문에’ 벌어지는 이들의 처량한 삶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직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로 이들의 삶을 위로할 수 있을까 신경림 시인은 당대의 젊은이들이 겪는 가난의 아픔에 공감을 하고 이 시를 썼다. 이 시에 드러나는 구체적인 감각들이 그것을 입증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내보이는 가난이라는 슬픔에 먼저 공감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 또한 외롭고, 두렵고, 그리운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꾸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라는 시인의 외침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다만 이 시대의 가난한 청년만은 아니라는 것을, 시대를 달리 해서 창작된 신경림의 위 시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시대를 넘어 지속되는 것은 타자들의 아픔과 공감하는 시인=나의 마음이다. 이웃의 한 젊은이와 공감하는 신경림의 시작(詩作)은 그래서 여전히 현재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출간 25주년 기념 특별판!
가난한 젊음에게 보내는 신경림 대표시집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 는 실천시선 50번째로 1988년에 이 세상에 태어났다. 햇수로 벌써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시집으로 인해 명실공히 신경림 시인은 기존의 농민 시인에서 도시 빈민층의 고달픈 삶에 주목하며 민중 시인으로 자리매김을 하였고, 시인의 시세계를 거론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중요한 시집으로 한국문학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이 시집은 재작년에 절판되었다가 이번 출간 25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판으로 실천문학사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한 시집이 25년 동안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온다는 것은 문학적 성과뿐만 아니라 민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생명력을 획득한 가난한 사랑노래 는 신경림 시인의 대표시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표지에는 남궁 산 판화가가 만든 신경림 장서표가 새겨져 있어 그 의미를 더했다.


제1부 너희 사랑
너희 사랑|밤비|언덕길을 오르며|새벽달|산동네에서 내려다보면|산동네에 오는 눈|바람 부는 날|명매기 집|진도 아리랑|벽화|횃불|상암동의 쇠가락|가난한 사랑노래|망월|따뜻한 남쪽나라|산동네 덕담|별의 노래|길음시장|중복|산동네에 들어서면|갈구렁달

제2부 북한강행
북한강행 1|북한강행 2|북한강행 3|북한강행 4|강물을 보며|산에 대하여|두물머리|비 오는 날|월악산의 살구꽃|섬진강의 뱃사공|홍천강|江行|봄의 노래

제3부 추운 날
올해 겨울|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시인의 집|새벽 안개|비바람 속에서|길|오월은 내게|새벽은 아우성 속에서만|추운 날|가자 새봄엔|팔월의 기도|우리가 지나온 길에|늙은 전공의 노래|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왔다|이제 겨우 먼동이 터오는데|나무여, 큰 나무여|새벽 종소리|새해가 되어도|날자, 더 높이 더 멀리

발문 유종호|초판 시인의 말

 

소드 아트 온라인 SWORD ART ONLINE 13

13권에선 앨리스가 어드미니스트레이터에 적대감을 품게 되고 키리토와 함께 협력하여 최상층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역시 예상대로 그 끝에는 최고사제가 아닌 신서사이즈를 당한 유지오가 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유지오가 세뇌(?)를 쉽게 당해서 읽으면서 허무하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결국 키리토와 유지오는 싸울 수 밖에 없게 되었으니 어떻게 끝이날지 기대가 되네요이것은 게임이지만 놀이가 아니다. 클리어할 때까지 탈출 불가능. 게임 오버는 진정한 ‘죽음’

trvaer.tistory.com

 

내 동생 싸게 팔아요

초등학생 2학년 추천 도서라서 구입했습니다.두 자매가 싸우는일이 일상인데 혹시 이책을 읽히면도움이될까 싶었는데 읽는 순간만은 살짝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두 남매가 귀엽고 특히 누나에 마음이 재미있습니다.큰아이가 이 책을 읽고 공감을 하는것같고이 책을 통해서 동생을 더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을느끼기도 합니다. 동생이 있는 큰아이들에게 추천하는책이고가족이 같이 읽으면서 이야기 나눠보면 재미있는것같아요.추천합니다.짱짱이는 시장에 갑니다. 자전거 뒤에 얄미운 동생

jdsed.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