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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


정말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이 책이 고전인 <백설 공주>를 패러디 한 책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읽고 나니 생각보다 더 색달랐다. 그동안 <백설 공주>를 여러 차례 읽으면서도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방식이었다. 워낙 유명한 고전인 만큼 <백설 공주>를 패러디 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 책은 가끔씩이나마 접했던 패러디 물과도 달라도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백설 공주>의 이야기만 패러디만 한 것이 아니라, 요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백설 공주>의 이야기 속에 절묘하게 접목시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시대와 환경에 있는 두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백반증이라는 병으로 공통점을 만들고, 또 그것으로 색다른 시각의 패러디 물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내가 접했던 패러디 물들은 대부분 원작 속 인물들의 성격을 확 바꿔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패러디 물을 읽게 되면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원작에서는 좋아했던 인물을 패러디 물에서는 싫어하게 되기도 하고 어쩔 땐 싫어했던 인물을 좋아하게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은 원작 속 주인공들의 성격을 바꾸지 않았다. 그저 원작 속 인물들에게 우리가 몰랐던 상황과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백설 공주>에서는 나쁘고 못된 인물로 나오는 왕비가 사실은 남모를 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숨기기 위해 백설 공주를 헤하려 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병으로 인해 오히려 왕비가 백설 공주보다 백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하얀 피부와 머릿결을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또 왕비에게도 남모를 아픔과 상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 책을 통해 처음 백반증이라는 병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되었다. 흑인으로 태어났지만 백인처럼 하얀 피부로 죽은 그를 놓고 떠돌았던 무수히 많은 루머들도 함께. 그가 백인이 되고 싶어 피부를 이식했다는 둥, 피부를 표백했다는 둥 정말 이런저런 말들이 참 많았다.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정말 일까 싶으면서도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흑인이 백인처럼 전신이 하얗게 되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근데 백반증이라는 병을 알게 되자, 어쩌면 마이클 잭슨도 이 병 때문에 하얗게 변해버렸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남몰래 백반증이라는 병 때문에 가슴앓이 하며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백반증에 걸렸더라면 나 역시 힘들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그 병 자체가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 속의 루시아 왕비나 여름이처럼 말이다. 백반증이라는 병은 남들과 달라서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부끄러워할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백반증은 특별한 사람만이 걸리는 특별한 병일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설 공주가 되라고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여름이는 백반증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반에서도 외톨이로 지냅니다. 백설 공주처럼 예쁜 같은 반의 은아를 동경하고 부러워하는데, 어느 날 은아와 짝이 되면서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지요. 함께 숙제도 하고 비밀도 터놓으면서 친해진 두 아이는 ‘가장행렬’을 기점으로 갈등을 겪게 됩니다. 한편, 백반증에 걸린 루시아 공주는 엄마와 같은 불행을 피하기 위해 독한 화장 속에 본모습을 감추고 늙은 왕과 결혼해 의붓딸 백설 공주를 만나게 됩니다. 루시아는 순수한 백설 공주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지만, 거울의 부추김과 오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마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요?

1. 나의 백설 공주
2. 거울 놀이
3. 뜻밖의 초대
4. 마녀의 딸
5. 너, 어디 숨었니?
6.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7. 진짜 친구
8. 검은 마녀
9. 가장행렬
10. 은빛 산
11. 꽃의 요정
12. 새 왕비의 방
13. 출렁, 출렁, 출렁, 출렁
14. 떠도는 소문
15. 깨진 심장
16. 거울의 속삭임
17. 붉은 물, 붉은 피
18. 대축제 날
19.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
20. 너는 서쪽으로 가라

에필로그
작가의 말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