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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쫓는 모험 (상)


이 작가의 글을 꾸준히 읽고 있다 보니 아주 낯선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산문보다 소설 쪽이삐걱거리는 느낌이다.(나는 아직도 이 작가의 소설에는 확 빠져 들지 못한 걸까. 아니면 오래 전에 나온 글이라 그 거리감을 이겨 내지 못한 걸까.)얼마 전에 본 작품과도 이어지는 내용이 있어서 책제목만 바꾼 채 그 이야기를 그대로 다시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일단 상권이다.양을 찾아 떠나기직전이다. 이 양이 무엇인지, 어떤 존재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권을 읽으면 알 수 있는 걸까 기대는 되지만 내가 이미 읽은 이 작가의 글로 비추어 보건대 꼭 찾아 내지못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글 속 인물은 이 양을찾았다고 하는데, 열심히 따라간 나만 못 찾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눈 앞에 양을 두고도 양인 줄 모르는 상황, 이미 여러 번 겪은 바다.1970년대 일본의 대학생들.폭력을 품은 우익 세력의 영향을 받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때. 작가가 은근히 때로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이 세력이 소설의 배경으로 깔려 있다. 아우슈비츠도 어김없이 등장한다.집단의 광기에 대한 묘사 그리고 고발이 이 시절부터꾸준히 있어 왔나 보다.앞서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여겼던 이 작가의 소설 작품 몇몇을 새로 읽게 되면 좀 수월할까. 이런 간섭에서 벗어나 있다고 여기는 주인공, 혹은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혼자서 열심히 자신이 속한 사회로부터 무심해지려고 한다. 위스키와 맥주와 땅콩과 재즈 음악이 함께 할 뿐.작가가 그리고 있는 한 발 떨어진 현실에서의 주인공이 한없이 가볍고 근사해 보인다. 그렇게 되어 보고 싶은 마음, 살겠다는 욕망도 의지도 내려 놓고 내일에 대한 희망도 잡지 않은 상태로.자포자기는 아닌데 자신을 지키겠다는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버리는 것도 아닌 채로. 참으로 묘하게 자신을 앞에 띄워 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네가 보고있는 사람을 잘 보라며, 이 모습이 바로 너라며, 책임감 따위 잠시 잊어 보라며.이미 이혼도 했고 직장도 나왔고 집도 비운 후 여자친구와 양을 쫓아서홋카이도로 간 주인공. 그래, 뭘 찾아내는지 하권에서 확인해 봐야지.
기묘한 모험으로 가득한 미스터리한 소설 기법으로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하루키 초기 장편 대표작!

어른을 위한 멋진 동화같기도 하고 초현실주의 작품 같기도 한 양을 쫓는 모험 은, 내가 사는 도시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도시의 미로를 걷는 듯 하다. 그러한 환상이 주는 흡입력과 양 을 찾는 미스터리한 소설 기법으로 시종일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동아시아의 역사, 경제 조직을 통제하는 검은 손 같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를 담아낸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 나 를 통해 현대인의 도시병에 공감하고, 국가라는 거대 회사에 사로잡혀 착취당한다고 느끼며, 지금 이곳이 진짜 지금 이곳인지, 혹은 내가 진짜나인지 자문케 한다.


제1장. 1970년 11월 25일
수요일 오후의 피크닉

제2장. 1978년 7월
열여섯 걸음 걷는 것에 대하여
그녀의 소멸. 사진의 소멸. 슬립의 소멸

제3장. 1978년 9월
고래의 페니스. 세 가지 직업을 가진 여자
귀의 개방에 대하여
속귀의 개방에 대하여

제4장. 양을 쫓는 모험 Ⅰ
기묘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 서장
기묘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
양을 세다
차와 그 운전사(1)
실지렁이 우주란 무엇인가?

제5장. 쥐로부터의 편지와 뒷이야기
쥐의 첫 번째 편지
두 번째 쥐의 편지
노래는 끝났다
그녀는 솔티 독을 마시면서 파도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제6장. 양을 쫓는 모험 Ⅱ
기묘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 (1)
기묘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 (2)
차와 그 운전자 (2)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
5000분의 1
일요일 오후의 피크닉
한정된 집요한 사고 방식에 대하여
정어리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