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 하우스 파티를 위해 사람들이 저택에 모인다. 저택의 주인과 아들을 중심으로 가족들과 지인들. 그리고 그 저택에는 영국의 전통을 연구 중인 보트윙크 박사가 머물고 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만났음에도 이들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서로에게 가시 돋친 모습만을 내보인다.식탁은 거대한 방의 한가운데 작은 섬처럼 있었다. 실내는 브리그스가 경고한 것처럼 추웠다. 물과 기름 같은 다섯 사람은 한층 가라앉은 분위기로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인물들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주택의 주인 로버트가 무언가를 공표하기 전, 그는 술을 마시고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찬장의 청산가리 병이 사라져있다. 눈 때문에 고립되어 바로 경찰이 출동할 수 없는 속에서, 의원의 보디가드로 와있던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보트윙크 박사도 사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집사의 딸과, 그녀의 존재감. 그리고 귀족 가문이라는 덧없는 이름 때문에 날이 선 관계들.외국인의 신분으로 집안의 고문서를 연구하던 보트윙크 박사가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 분량이 짧은 만큼, 굉장히 쉽게 끝나버려 아쉬웠다. 보트윙크 박사 캐릭터는 독특한 괴짜 캐릭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라고 할 만큼 정감이 가기 전에 후다닥 막이 내려버려서 아쉬웠다. 초반에 문화를 모른다며 조심스러워하던 것과 마지막 사건을 설명할 때의 자신감은 너무나 급반전이었던 느낌?하지만 미스터리의 그 분위기는 최고였다. 시릴 헤어, 실제로 판사 경력의 작가. 다른 작품 궁금해진다.* 밑줄"(..) 우리가 지금 중세에 살아요, 아빠? 그 여자가 레이디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그분이 레이디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너는 방금 전 아가씨처럼 그렇게 방을 나갈 수 없어. 네가 천 년을 살아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그분은 너의 윗사람이야, 수전. 그분이 무슨 짓을 했다고 하더라도."브리그스는 이제 구식이 되어 버린 자신의 신조를 굳게 지키며 단호하게 말했다.과연 그럴까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장관님이야말로 영국 역사에 대해 쥐뿔도 모르시는군요. 한마디 더 하자면 당신네 현대 영국이 케케묵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것은 당신과 당신 같은 사람들이 과거가 주는 교훈에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고서 전문가인 나야 이런 상황을 쌍수 들어 환영합니다만. 하지만 1789년부터 얼마나 필요한지 너무나 뻔히 보이는 간단한 개혁을 무시한 것과 이번에 세 사람이 목숨을 잃는 모습을 목격하고 나니 당신네 나라의 보수성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소!"
영국 판사에 의한, 영국의, 영국적인
영국식 미스터리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영국의 재무 장관, 제멋대로인 귀족 아들, 백작가의 아름다운 영애, 신예 정치가의 아내, 오랫동안 근무한 집사가 시골 저택에 모인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해묵은 앙금을 털지 못하고 서먹서먹하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눈은 점점 거세지고 전화선마저 끊어져 외부와 단절된 저택에서, 이윽고 잔혹한 연속 살인의 서막을 알리는 종이 울리는데……. 저택의 단 한 명뿐인 ‘이방인’이 사건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영국식 살인 은 영국의 오래된 저택을 무대로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의 뒤를 쫓는 고전 미스터리이다. 마치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작품은, 세계 대전 직후 혼란스러운 영국의 모습을 이방인의 눈으로 해석하고 있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영국 검찰 총장 밑에서 근무했고, 그 후에는 영국의 지방 법원 판사로 일했던 시릴 헤어는, 해박한 법 지식과 재치 있는 문장으로 작품을 돋보이게 한다.
01 집사와 박사
02 손님들의 등장
03 아버지와 아들
04 6인의 티 파티
05 덫에 걸린 로버트
06 식기실의 사람들
07 크리스마스 저녁 만찬
08 마지막 건배
09 청산가리
10 아침 식사 자리의 보트윙크 박사
11 존 윌크스와 윌리엄 피트
12 침실과 서재
13 새로운 워벡 경
14 해빙 효과
15 보트윙크 박사의 착각
16 찻주전자
17 이러니저러니, 옥신각신…….
18 영국식 살인
작가 정보 | 시릴 헤어
해설 | 이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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